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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아픈 작업자 옆 졸졸… 300kg 짐 나르는 자율주행 로봇 눈길

202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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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5 A FARM SHOW(에이팜쇼)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이게 뭐하는 로봇입니까?”

29일 ‘2025 에이팜쇼’에 마련된 대동로보틱스의 운반로봇을 본 관람객들의 발길이 멈췄다. 자동차와 흡사한 로봇의 외관이 눈길을 끈 것이다. “운반로봇의 짐 싣는 곳을 늘릴 수 있냐” “더 큰 크기의 방제로봇을 만들고 있다니 신기하다” 등 곳곳에서 관람객들의 질문과 탄성이 이어졌다.

최대 300㎏을 실어 농업 현장에 ‘일꾼’으로 투입할 수 있는 대동로보틱스의 운반로봇에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적용됐다. 수동주행 모델을 선택하더라도 리모컨이나 와이어를 통해 쉽게 움직일 수 있다. 대동로보틱스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국내 최초 음성인식 자율주행 운반로봇도 개발 중이다. 김수진 대동로보틱스 로봇마케팅팀장은 “고령층이 많은 농촌 특성상 말을 잘 알아듣는 로봇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날씨 확인은 물론 작업 지시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에이팜쇼에서는 애그테크(AgTech·첨단 농업) 기업들의 각종 신기술이 소개됐다. 로봇 솔루션 기업 더로보틱스는 작업자를 따라다니는 운반로봇 ‘봇박스’를 선보였다. 경남 사천시에서 나비를 사육하고 있는 백유현 씨(61)는 봇박스를 보고 “허리가 좋지 않아 화분을 옮길 때마다 어려움이 있었는데 기계를 사용하면 편리할 것 같다”며 “TV나 에어컨을 쓰듯이 간편하게 조작 가능한 점도 유용해 보인다”고 말했다.

AI가 적용된 농업 기술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AI를 활용해 작물 재배 환경을 조절하고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앱) ‘팜스올’을 개발한 팜한농에서는 관람객들의 질문이 계속됐다. 팜스올은 모니터링 장비로 온·습도 등 환경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하고 환경을 제어하는 서비스다. 사진 촬영만으로 병해충도 진단할 수 있다. 연암대학교 학생인 성원 씨(22)는 “농업은 전통적이고 변화가 없다는 인식이 있는데 AI가 활용되는 모습을 보니 좋은 변화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인트플로우는 AI 가축동물 헬스케어 솔루션 ‘엣지팜’을 제공하고 있다. 비대면으로 돼지의 활동량, 사료 섭취량 등을 파악해 가축 건강관리를 돕는다. 돼지 수, 평균 무게 등도 측정 가능하다. 문성민 인트플로우 선임매니저는 “고객들이 모두 작업 시간 단축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며 “사용법이 단순해 외국인 근로자들도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업회사법인 그린은 청년 농업인을 위한 스마트팜 창업 모델을 선보였다. 2.5m를 넘어서는 수직타워형 스마트팜에는 바질이 빼곡하게 자라고 있었다. 바질의 향을 맡는 등 관심을 보이는 관람객들이 많았다.

 

그린은 스마트팜 시공뿐만 아니라 소규모 농업인들을 위한 공동영농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2016년 그린을 창업한 청년 후계농 출신 권기표 대표는 “청년 농업인들은 농사 시작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좁은 공간에서 밀집 재배할 수 있는 기술과 대형 판매처 확보를 통해 청년 농업인들을 돕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개발 중인 농업 기술들도 전시됐다. 농촌진흥청 부스에서는 쌀, 사과, 복숭아 등 다양한 신품종과 고추·배추 자동 정식기 같은 농기계가 소개됐다. 4년차 귀농인 이지현 씨(43)는 “당뇨 예방에 효과가 있는 쌀 품종이 기억에 남는다”며 “농업인으로서, 또 소비자의 입장에서 새롭게 개발된 기술들에 대해 정보를 얻었다”고 말했다.

 

 

출처: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