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로보틱스, HL디앤아이한라·만도, 전략적 기술 제휴
첫 아이템, ‘골프장 디봇 수리 자율주행 로봇’ 개발
“이후 넓은 공간으로 기술‧서비스 확장, 스케일러빌리티 전략”
대동그룹과 HL그룹이 자율주행 로봇 개발을 위해 손을 잡는다. 국내 농기계 1위 대동과 자동차 부품산업을 이끄는 HL그룹의 전략적 기술 제휴로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일 산업계에 따르면 대동그룹의 AI 기반 지능형 로봇 제조 기업 ‘대동로보틱스’와 HL그룹의 건설 계열사 ‘HL디앤아이한라’는 ‘골프장 디봇 수리 자율주행 로봇’을 개발하기로 했다. HL그룹 자동차 부품 계열사 HL만도도 개발에 참여한다.
디봇은 골프채로 잔디를 쳐서 파여진 작은 구멍이다. 두 그룹은 골프장 내 디봇을 찾고 자동으로 메꾸는 로봇을 개발할 계획이다.

HL그룹의 자율주행 주차 로봇 ‘파키(왼쪽)’와 대동의 농업용 운반로봇 ‘RT100’. 그래픽=손민균
이번 기술 협업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박람회 ‘CES 2025’에서 이뤄졌다. CES에 참석한 대동과 HL그룹 경영진은 현장에서 만나 자율주행 로봇 관련 기술 제휴를 약속했다. 이후 첫 번째 아이템이 골프장 디봇 수리 자율주행 로봇이다.
두 그룹은 현재 각각 다른 분야에서 자율주행 로봇을 개발, 사업화에 나선 상황이다. HL그룹은 최근 자율주행 주차 로봇 ‘파키’ 개발을 완료하고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한 파키는 차량 밑으로 들어간 뒤 차를 살짝 들어올려 정해진 위치에 차를 주차한다.
대동은 지난해 11월 대동로보틱스를 설립, 농업·산업용 로봇은 물론 이동·운반용 개인 서비스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과수원 내 작업자가 수확한 과일을 자동으로 운반하는 농업용 운반로봇 ‘RT100’을 출시했다.
대동과 HL그룹은 이번 제휴를 통해 리스크와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스트베드 성격도 지녔다. 골프장이란 한정된 공간에서 자율주행 로봇을 개발하고, 이후 보다 다양한 분야로 기술 적용을 확장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상용화가 생각보다 더딘 상황”이라며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주차장, 농장, 골프장 등 제한된 공간에서 활동하는 자율주행 로봇을 개발해, 이후 보다 넓은 공간으로 기술·서비스를 확장하는 스케일러빌리티(scalability)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 “그 과정에서 기업들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타 산업 리더와 손을 잡고 있다”며 “서로 부족한 기술을 보완하는 것은 물론 산업 간 융합으로 국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출처: 조선비즈
박용선 기자